이번 출장에서 만년필 써보기라는 소소한 도전을 위해 이번에 해외 출장 가면서 사왔다. 만년필의 부드럽게 물 흘러가듯 써지는 필감이 궁금하기도 했고 다른사람과는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일 국내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각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 출장에 면세점에서 구매하게 된 것이다. 어떤 모델로 할까 고민하다가 라미사에서 만든 스튜디오 만년필을 선택하게 되었다. 10만원을 근방에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을 가졌기 때문에 선택하였다. 잉크가 들어있는 만년필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면 비행중에 잉크가 기압차 때문에 새어나올 수도 있다고 해서 집에 돌아와서야 드디어 써볼 수 있었다. 첫 경험을 잉크폭발로 시작하고 싶은 건 더더욱 아니니까 말이다. 닙(펜촉) 크기에 따라서 글씨의 두께가 달라진다. UEF < EF < F < M < B < BB 와 같은 형식으로 두께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한국어는 영어보다 좁은 공간에 많은 내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EF를 많이 선택한다고 한다. 닙 부분을 자세히 보면 EF라고 써있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케이스는 플라스틱 재질은 아니었고 종이계열의 재질이었다. 안에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 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되어 있었다. 안에 진하고 푸르스름한 광택을 보이는 만년필이 보였다. 파랑색이 진하고 빛에 비추면 색깔이 푸르게 빛나는 것이 잘 구매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케이스는 자석으로 붙는 형태로 되어 있었으며 열어보면 위와 같이 만년필, 컨버터, 카트리지가 들어있다. 실제로는 파란색 카트리지가 들어 있었지만 이미 세팅을 한 관계로 검정색 카트리지를 대신 넣어서 찍었다. 컨버터는 잉크병에서 잉크를 뽑아서 사용할 수 있어 잉크만 계속 제공된다면 계속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카트리지 보다는 잉크 충전량이 적다. 카트리지의 경우 쓰기에는 편리하지만 다 사용하면 카트리지를 계속 교체해줘야 한다는 점이 있는데 어딘가에서 이야기 하기를 많이 쓴다면 잉크병을 구매해서 쓰는것이 카트리지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컨버터를 만년필에 설치한 상태에서 닙부분을 잉크에 넣고 빨간 부분을 돌리면 잉크가 뽑아져 나오는 형식으로 동작한다.
만년필에 카트리지를 설치하고 사용하면 잉크가 나오기 시작한다. 잘 안나오면 안쓰는 팬을 안쓰는 종이를 놓고 그 부분으로 잉크가 나오도록 털어주면 만년필에서 잉크가 나오기 시작한다. 필기 할 때 55도 각도로 닙과 종이와 만나는 부분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여 쓴다. 쓸 때 힘을 크게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글이 써지니 쌔게 누르거나 하는 것은 금물이다. 닙이 손상될 수도 있다. 글씨를 잘 썼으면 좋겠지만 아래와 같은 형태로 글이 써진다.
카트리지의 경우 라미 만년필은 거의 다 호환 된다고 하여 검정색으로 구매를 하였다. 오프라인매장에서 약 4000원 정도에 구매 하였는데 하나를 사면 5개가 들어 있다. 다양한 색깔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검정, 파랑은 물론이고 빨강, 주황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만년필은 계속해서 매일 사용하지 않으면 잉크가 굳어버릴 수도 있으며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어야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매일 컴퓨터만 치면서 글씨를 거의 쓸일 없는 사람이지만 이번 기회로 무언가를 노트에 적어가면서 생각하는 것을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타자로 글자를 두두리려서 쓰는 것과 글씨로 쓰는 것은 많이 다르니까 말이다.
라미. 잘 써지죠. 예전엔 싸고 좋았는데, 이젠 고급 반열에 올라 가격이. ㅎㄷ ㄷ. 쓴지 오래되도 잉크가 안 마르는게 신기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네, 그렇죠 ㅠㅠ 만년필 브랜드의 대부분이 고급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필기구 시장의 활로 찾기 같은 느낌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