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2014
 

  필자는 가끔씩 현재 미국에 방문연구원으로 가 있는 연구실 선배에게 편지를 보내곤 한다. 그러던 중 저렴하고 누구나 다 하는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예전에 우체국에 물건을 납품하는 회사에 다니면서 별의 별 우체국의 발송 옵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분명히 국제 우편에도 이상하고, 특이한, 잘 알려지지 않은 발송 옵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국제통상우편에 대해서 공부해 보았다. 그 결과, 우편의 내용을 숨길 수 있으며(우편엽서 탈락), 가격은 비싸지 않고(서장 탈락), 간단한 A4용지 한 장 정도의 내용을 적어 보낼 수 있는 항공서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사제항공서간

필자가 만든 사제항공서간

 항공서간은 항공 우편물의 일종으로 세계 어디로든 같은 가격인 450 원(이하 가격은 2014년 6월 기준)으로 보낼 수 있는 국제통상우편의 한 종류이다. 원래 일반적인 방법으로 우편을 보낸다는 것은 국제서장(일반적인 국제 우편)으로 보내는 것인데, 이는 무게나 지역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게 책정 된다. 예를 들면 일본으로 11g짜리 우편을 보낸다고 하면 580원을 내면 되지만 미국으로 같은 무게의 우편물을 보내려면 740월을 내야만 한다. 하지만 항공서간이면 도착 국가가 어디든지 450원으로 보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이 항공서간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했다. 회사 근쳐의 우편취급국에서 450원 짜리 우표를 사러 갔는데, 우체국 직원분은 어디에 쓰길레 그런 가격의 우표를 구하냐고 물어볼 정도니 항공서장으로 보내는 사람이 그다지 없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항공서장을 보내려고 갔던 인천우체국 직원 분도 계산기를 두드리며 당황한 듯 하니 말은 다 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일반 국제우편에 비해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항공서간은 A4용지 1장 크기의 내용만 보낼 수 있으며, 인터넷의 발달로 단순 글 편지는 이메일이나 메신져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잘 사용되지 않는 듯 하다고 생각한다.

관제항공서간 - 출처: 어린이우체국 홈페이지(http://www.koreapost.go.kr/child/sub/subpage.jsp?contId=c80204)

관제항공서간 – 출처: 어린이우체국 홈페이지(http://www.koreapost.go.kr/child/sub/subpage.jsp?contId=c80204)

항공서간은 우체국에서 엽서를 사듯이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 발행 항공서간(관제항공서간)이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작은 우체국에는 가져다 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만약 구매할 생각이라면 큰 우체국에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원래 사제항공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1996년 전 까지는 국가의 허가를 필요로 하였다. 개정 이유를 살짝 읽어보면 현행규정의 운영상 나타 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 보완 하려는 것[1]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5장 원본을 만들어서 체신청에 제출하는 등 보내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양식대로 만들어서 인쇄하면 끝! 그럼 사제 항공 서장을 만들어 보자. 만들기 위해서 항공서간의 견본과 중량[2]이라는 미래창조과학부 고시를 참조하였다. 여기서 크게 중요하게 본 것은 색깔의 제한과 중량이였다. 나머지 모양은 최대한 비슷하게 길이를 맞춰서 잘 자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색깔과 중량은 구매를 해야할 A4용지, 즉 종이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한 사항인 중량 5g 이내, 연청색의 종이를 찾아야 했다. 구매할 A4용지를 조사해 보니 색깔이 있는 용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회사 근쳐의 모닝글로리에 가서 연청색의 A4 용지를 구매하러 갔다. 모닝글로리에 가보니 색깔 A4용지의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었다. 이 중에서 한 장당 5g을 넘지 않는 용지를 찾아야만 했다. 가게에서 A4용지 무게를 달아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A4용지 봉투에 써있는 규격을 통해 유추해보기로 하였다.

색깔 있는 A4 용지, 무게가 80g/m²라고 적혀있다.

색깔 있는 A4 용지, 무게가 80g/m²라고 적혀있다.

  색깔있는 A4용지는 80g/m², 120g/m² 등 여러 종류가 있었다. A4용지의 크기는 210mmX297mm인데 이를 가지고 계산해보니 80g/m²이 한장에 4.9896g으로 5g내에 정확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용지를 사면 A4용지의 일부는 가위로 잘라내니 5g이 넘을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80g/m²의 연청색 A4용지를 구매하였다. 나머지는 규정에 맞게 워드 작업만 하면 되었다. 세로에 비해 1.4(sqrt 2)배 넘어야 하는 등의 규정, 최대 높이, 너비 규정에 맞추어서 결국은 완성하였다. 우표 모양은 인쇄하면 안되며, 안에 아무것도 넣으면 안된다는 요건을 만족하도록 만들었다.

완성된 사제항공서간

완성된 사제항공서간

  만들어진 항공 서간을 가지고 근쳐에 있는 인천우체국에가서 접수를 했는데 저울 무게 4g, 항공서간 양식에 맞추어 만들었다고 말씀 드리니 바로 일부인을 찍어주셨다. 다음부터는 우체통으로 보내도 될 것 같다.

  필자는 사제항공서간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고 직접 해외로 보내 보았다. 기존에 비해서 미국에 편지를 보낼 때 약 300원 정도 저렴하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A4용지를 구매하는 등의 해야할 일은 있지만, 마음을 전하는데에는 아날로그 감성만큼 좋은 것도 없다. 빠르게 대화를 주고받는 수단이 아닌 천천히 흘러가고 답장을 기다리는 것을 즐길 수있는 편지를 보내 보도록 하자.

항공서간의 여러 이용 방법


  • 국제앰네스티의 긴급행동이라는 캠페인[3]의 경우, 해외에 탄원편지를 쓰는 캠패인을 하기도 하는데 이 때 저렴한 항공서간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 해외 일부인(스탬프) 수집을 위해서 항공서간을 보내서 반송 받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사제항공서간 보내기


  1. 연청색, 무게가 80g/m² 미만의 색깔있는 A4용지를 구매합니다. (용지가 튼튼하지 않으면 배송중에 찢어질 수도 있으니, 정해진 무게 안에서 튼튼한 용지를 고릅니다)
  2. 이 블로그에 있는 양식(사제항공서간 양식)을 구입한 A4용지에 인쇄합니다. (pdf 인쇄시 사이즈를 바꾸지 말고 그대로 인쇄해주세요)
  3. 틀에 맞게 자릅니다.
  4. 편지에 글을 씁니다. (당연히 인쇄되지 않은 면에 써야겠죠.)
  5. 내용을 볼 수 없도록 접어서 풀로 붙입니다. (안에 절대 아무것도 넣으면 안됩니다!)
  6. 주소를 쓰고 우표(450원)를 붙입니다. (우체국에서 접수시 우표는 생략가능)
  7. 우체통에 넣거나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보냅니다.

참고 자료


[1] 국제우편규정 [시행 1996.1.1] [대통령령 제14846호, 1995.12.29., 일부개정], 국가법령정보센터(http://www.law.go.kr/법령/국제우편규정)
[2] 미래창조과학부고시 제2013-8호, 항공서간의 견본과 중량
[3]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긴급행동, UG), http://amnesty.or.kr/get-involved/urgent-action/